신촌 맥주축제 혼자서 방문기 & 아쉬운 점

 최근 2주 연속 주말을 서울에서 보냈네요. 첫 주는 강원도 철원까지 경유지로, 둘째 주는 경기도 광주까지 경유지로.. 김해에서 철원이나 경기도 광주를 가려면 서울을 거치는 것이 보편적인 방법이기에 계획에도 없던 서울 여행을 하고 내려왔습니다. 시골 촌놈인지라 가는 곳마다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지하철 안에서 한강을 바라보는데 이렇게 멋진 곳에서 살 수 있는 서울 사는 사람들이 내심 부러웠습니다. 목적지도 없이 지하철 안에 앉아 먼 산을 바라보는 와중에 열차가 ‘신촌역’에 정차합니다. ‘신촌..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내리고 싶어서 내렸습니다. 그런데..!!!!!!

 ??????!!!!!!!

 신촌이란 곳에서 맥주 축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집에 와서 보니 연대, 서강대, 이대가 여기 있었군요. 그래서 어디서 들어봤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내린 역에서 맥주 축제가 열리고 있다니!!! 마음속으로 비명을 지르고 내적 댄스 추며 스스로를 칭찬합니다. 

 맞아요 그래서 제가 여기까지 맥주 한잔하러 왔습니다. 들뜬 기분으로 다양한 브루어리의 부스들과 자그마한 이벤트들을 구경합니다. 사람이 정말 정말 많았어요. 한 손에는 캐리어, 한 손에는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니는데 사람들에게 치일까 봐 조심 또 조심합니다.

 중간중간 이렇게 명언들이 남겨져 있었습니다. 쓰레기통도 틈틈이 놓여있어서 길거리가 쓰레기로 지저분하다는 생각은 딱히 안 들었습니다.

 메인 무대에서는 밴드들의 공연이 있었고 중간중간 MC분들이 나오셔서 공연 간의 공백을 채워 주셨습니다. 

 나중에 이곳에서 에피소드 하나가 생기는데.. MC분께서 ‘지금 쉐퍼호퍼 맥주 드시고 계신 분 있으신가요?’ 질문을 하셨습니다. 첫 번째 샘플러로 쉐퍼호퍼를 마시고 있다가 아무 생각 없이 손을 들었는데 무대 앞으로 나오라고 하시더라구요. 캐리어를 질질 끌고 나가니 ‘아 어디 여행 갔다 오셨나 봐요?’ 여쭤보시는데 서울 여행 왔다고 솔직하게 대답했습니다. 


 옆에 계신 분들이 빵 터지시는데.. 캐리어 가지고 있는 사람은 나뿐이고 전부 서울분들 같으시고.. 뻘쭘뻘쭘 하는데 선물을 주시길래 감사히 받고 무대를 빠져나왔습니다. 선물을 나중에 확인해 보니 여성용 지갑이더라구요. 꽤나 난해한 디자인인데다 마땅히 선물 드릴 곳도 없어서 일단은 본가에 모셔놨습니다.

 엄청난 인파가 보이시나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맥주 축제를 즐기시는 분들을 보고 있자니 괜히 기분이 설렙니다. 

 대략 20여 곳 정도의 브루어리가 신촌 맥주 축제를 빛내주었습니다. 저마다 특색 있는 분위기로 부스를 꾸며놓아서 하나하나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참고로 맥주 축제라 해서 맥주가 무제한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카드 결제만 가능한 곳이 대부분이라 개인적으로 아주 편리했습니다.)

 이런 축제에 와보는 것은 처음이라서 사람들이 어떻게 맥주를 구입하는지 어깨너머로 지켜봤습니다. 알고 보니 축제 신청을 한 사람들에게 사은품과 샘플러 쿠폰 등이 제공되고 있더라구요. 갑자기 이곳을 찾게 되었기 때문에 급하게 폰으로 등록합니다. (현장등록은 불가합니다. 네이버를 통해 운영 부스 앞에 서서 간단히 결제했습니다. 제가 선택한 패키지는 15,000원짜리로, 4잔의 샘플러 교환권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운영본부 부스로 가니 다양한 쿠폰들과 사은품들을 제공해줍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은 후원사 GQ에서 제공한 스페셜 키트 교환권입니다. 스페셜 키트 봉투 안에는 남성용 화장품, 숙취해소제, 마스터베이션 도구, 콘돔 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 날 저녁 제가 정말 존경하는 분들과의 술자리에서 스페셜 키트와 사은품이 뭐였을까 궁금해서 열어보았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난감했네요.

 스탬프북입니다.

 이 스탬프북을 꽉 채워가면 특별한 상품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제가 선택한 패키지는 왼쪽의 네 개입니다. 왼쪽 네 개의 스탬프는 샘플러 쿠폰으로 다 채울 수 있고, 오른쪽의 다섯 개는 부스마다 맥주를 구입하셔야 찍으실 수 있습니다. 왼쪽에 네 개, 오른쪽에 두 개까지 찍다가 배가 너무 불러서 포기..

 행사장 지도입니다. 내년에도 신촌 맥주축제가 열릴지는 모르겠지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 몇 가지


  1. 혼자서는 스탬프북 다 찍기가 벅차다. 무료로 제공하는 샘플러를 제외하면, 2~3만 원 이상의 비용이 더 필요하기도 하고, 맥주의 총량이 꽤나 많기 때문에 과도한 포만감과 취기도 한몫한다. 보통 커플분들은 부스 하나에서 한 잔 시키시고 스탬프를 각자 받으시던데.. 조금 슬펐다. 행사장에 오래 묶어두려는 의도라면 성공적이었다고 평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너무 가짓수가 많지 않나 생각해본다.
  2. 음악. 메인 무대의 음악이 축제 전체와 조화를 이루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행사 막바지를 제외하고는 산뜻한 밴드 음악에만 너무 치중된 경향이.. 
  3. 각 브루어리의 주력 맥주들이 상당 부분 품절된 것. 사실 이 부분은 그만큼 행사장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셨다는 얘기이고, 말 그대로 개인적으로 아쉬울 뿐이다. 많은 분들이 찾아 주셔서 이런 행사들이 점점 더 커져가기를 바랄 뿐.

축제 자체는 매끄럽게 진행되는 편이었고 주최 측 직원분들도 친절하고 즐거운 분위기로 사람들을 안내해주셨어요. 전체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축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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